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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영화가 좋다

영화 추천 3. <마더>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아들에 대한 모성애가 불러온 비극

부제 : 영화 750편 이상 본 자칭 영화 미치광이 내가 5점 준 영화 시리즈

추천 : 어두운, 무거운 느낌의 영화, 충격적인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

 

오늘도 영화 추천으로 돌아왔습니다.

최근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국제장편영화상, 각본상 무려 4관왕에 오르며 화제가 됐던 봉준호 감독의 옛 작품이죠.

<마더>

 

 

제가 한국에서 가장 좋아하는 영화감독은 박찬욱 감독과 봉준호 감독인데요.

그들의 영화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품을 꼽으라면 <친절한 금자 씨>와 <마더> 일 거예요.

그중 오늘은 봉준호 감독이 감독, 스토리&각본까지 짠 <마더(2009)>를 먼저 포스팅해보려고 합니다.

 

추가적으로 말하자면 사실 제가 항상 시작할 때 제목 옆에 제가 지은 설명을 부제목처럼, 가제처럼 항상 짓고 있어요. 영화를 보고 느꼈던 감정들을 한 줄로 적어보는 거죠. 하지만 오늘은 유난히 힘들었어요. 

 어떤 부분에서 그랬냐고요? 음. 이 모성애가 잘 못 된 게 아닌데.. 또 결과만 보면 또 모성애가 잘 못 된 것 같기도 하고. 이 모성애를 제가 감히 평가할 수 없다고 생각해서 더 신중했습니다.

그럼 저와 함께 영화 줄거리와 명장면들을 살펴보러 가실까요?(오늘은 사진을 볼 때 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ㅣ줄거리

 

엄마(김혜자)는 시골 읍내에서 약재상을 하며 약간의 발달장애를 가진 28살 아들 도준(원빈)과 살아가고 있다. 가끔 사고를 치고 다니지만 하나뿐인 아들은 그녀에게 아주 소중하다.

어느 날 동네에서 한 고등학생 소녀가 살해당하고, 그 시간 현장에 근처에 있었던 도준이 범인으로 몰려 감옥에 가게 된다. 경찰은 서둘러 사건을 마무리 지으려고 하고, 무능한 변호사는 도움이 되지 않자 답답한 그녀는 스스로 아들을 구하기 위하여 소녀에 대한 정보를 사람들에게 묻고, 실마리를 찾기 위해 사방팔방 다니며 범인을 찾아다닌다.

 

 

ㅣ좋았던 장면들 (스포일러가 되는 장면 다수 포함)

1. 좋았던 장면들

시작하는 장면, 영화를 두세 번 보니 왜 그녀가 옷 속에 손을 감추고 있는지 느낌이 오더라구요.

 

사고치고 경찰서에 있는 도준과 도준의 친구 진태. 그리고 도준을 위해 경찰서로 온 그녀. 영양음료를 돌리는 모습이 왜 이렇게 어색하지 않을까. 도준을 위해 이런 일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란 뜻. 사랑하는 아들을 위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는 안쓰러운 엄마.

 

죽은 소녀 아정의 장례식장에 가서 “사실은 우리 아들이 안 그랬거든요.” 하는 엄마. 죄송한 마음과 창피한 마음을 무릅쓰고 소녀의 가족들에게 저렇게 말할 수 있다는 건 그 어느 것보다도 아들에 대한 사랑이 크고 아들의 결백함을 믿기 때문 아니었을까. 대단하다.

 

살인현장 재현하는 곳에서 전단지를 나눠주며 읽고 버리라고 외치는 그녀. 아들의 살인에 대한 결백함을 입증하고 싶어하는 절박함이 느껴져서 좋았다.

 

“5살 때 맞지? 농약 박카스. 그때 나 죽이려고 박카스에 농약타서 먹였잖아. 맞잖아. 그때. 엄마가 나 죽여서 없애려고 ” 소름 돋는 원빈의 연기.

 

아들 도준과 죽으려고 농약 먹던 때를 회상하는 엄마. 봉준호식 개그.

 

 

사건 당시 회상 장면, 몰래 지켜보는 듯한 구도로 아주 좋았던 장면이었다.

 

절정으로 향하는 장면. 진범 도준이 풀려나는 것을 막으려고 경찰서에 전화하려는 발톱의 때. 그리고 증인의 전화를 막으려는 엄마. 잘못된 모성애였을 까. 당황해서 나온 행동이었을 까. 발톱의 때만도 못한 쓰레기 새끼를 죽이고 도준 엄마가 처음 한 말은 "엄마.." 그녀도 힘들 때 엄마를 먼저 찾는 딸이었습니다.

 

죽은 아정의 남자친구라고 하는 종팔이 피의자로 지목됨에 따라 도준은 감옥에서 나오게 되고, 도준의 엄마는 봉팔을 보러간다. “엄마 없어?” 하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봉팔을 보고 복잡한 감정으로 우는 엄마. 봉팔은 “울지마요.”라고 위로한다.

 

고물상 할아버지를 살해하고 불을 지른 엄마. 그곳에 두고 온 그녀의 침통. 아이러니하게 도준이 감옥에서 풀려난 후 그곳에서 들려서 놀다가 침통을 주워 엄마에게 건넨다. 하지만 이젠 그녀의 범죄를 한 번 더 상기시키며 죄책감을 주는 무거운 짐이 되어 돌아왔다.

 

약 10년 전 이 장면을 처음 보고 몇 분 동안 멍했다.(당시 미성년자 였고, 충격적인 결말을 가진 영화를 몇 편 보지 못했을 때였다.) 그때 그 충격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아마 그녀는 너무나도 큰 죄책감에 이런 선택을 한 것이겠지. 지는 석양이 너무 아름다워 슬프다. 이 장면의 연출은 너무 좋다. 고민하다가 결정을 실행할 때 들리지 않는 소음. 그리고 서서히 들리는 노래. 사실 이 설명을 안 보고 이 영화를 모두가 처음 접하길 간절히 바란다.

2. 이제는 너무나 유명해진 이 영화 속 조연, 단역들

우리에게 '써니'와 '곡성' 등으로 알려져 이제는 유명한 천우희
'기생충'으로 전세계로 얼굴을 알린 이정은(이 영화에 나왔었는 지 꿈도 못꿨었다.)
다양한 영화에서 감칠 맛 나는 조연 연기로 유명한 송새벽
'곡성'으로 유명세를 탄 곽도원(은근히 영화 이곳저곳 많이 나오셨더라)
요새 인스타에서 유명세를 더욱 타고 있는 이미도

 

 

ㅣ제일 좋았던 명대사 하나 꼽으라면?

마더에서는 명언도 많고 명장면도 너무 많아 그중에서 제 취향에 맞춰 간추려 뽑아봤습니다.

 

 

 

마더는 줄거리와 구성이 너무 좋기도 했지만.. 배우들의 연기가 정말 일품인 영화였습니다.

다시 보니 배우 진구가 맡은 진태 역할도 굉장히 흥미롭더라고요.

조금 묵직한 영화라 보기 힘든 분들도 계실 거지만 영화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봤으면 하는 영화입니다.

 

그럼 이제 블로그를 그만 덮고, 오늘 제가 추천하는 영화 <마더> 한번 보는 것 어떨까요?

 

 

 

+ 포스팅하려고 준비하면서 너무 내용을 많이 담았나 싶다가도 좋은 장면들이 더 많아서 여기에 차마 다 못 담았다고 생각합니다.

또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감정을 다 전달하면 너무 길어지고 영화를 보는 데 흥미가 떨어질 것 같아 최대한 잘라냈습니다.